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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조용히 진행되는 희귀한 대사 질환-산필리포 증후군(Sanfilippo Syndrome)

by elysia2 2025. 4. 12.

산필리포 증후군(Sanfilippo Syndrome): 조용히 진행되는 희귀한 대사 질환


1. 서론: 생소하지만 치명적인 이름, 산필리포 증후군

산필리포 증후군(Sanfilippo Syndrome)은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점진적으로 신체와 정신 기능을 파괴하는 희귀 유전 질환입니다.

이 질환은 주로 어린아이들에게 영향을 미치며, 초기에는 건강해 보이던 아이가 점차적으로 심각한 신체적, 정신적 퇴행을 겪게 됩니다.

산필리포 증후군은 이름만큼 복잡한 특징을 가지며, 초기에는 진단이 어렵고, 시간이 지날수록 증상이 뚜렷해지면서 가족들에게 큰 충격과 고통을 안겨줍니다.

이 질환은 **뮤코다당증 제3형(Mucopolysaccharidosis Type III, MPS III)**으로도 알려져 있으며, 뇌와 신경계를 포함한 여러 신체 기관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이 글에서는 산필리포 증후군의 원인, 증상, 진단 과정, 그리고 현재 가능한 치료법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고자 합니다.


2. 원인과 발생 메커니즘: 뇌에 쌓이는 독성 물질

산필리포 증후군은 유전적 돌연변이로 인해 발생하는 리소좀 축적 질환(Lysosomal Storage Disease) 중 하나입니다.

이 질환은 특정 효소의 결핍으로 인해 발생하며, **복합 탄수화물(글리코사미노글리칸, GAG)**이 체내에서 분해되지 않고 점점 축적됩니다.

1) 유전자와 효소 결핍

산필리포 증후군은 네 가지 하위 유형(A, B, C, D)으로 나뉘며, 각각의 유형은 결핍된 효소의 종류에 따라 구분됩니다.

  • MPS IIIA: SGSH 유전자의 돌연변이로 인해 헤파란-N-설파테이스 효소가 결핍.
  • MPS IIIB: NAGLU 유전자의 이상으로 알파-N-아세틸글루코사미니다아제 효소 부족.
  • MPS IIIC: HGSNAT 유전자의 돌연변이로 아세틸코에이 알파-글루코사미니다아제 부족.
  • MPS IIID: GNS 유전자의 이상으로 N-아세틸글루코사민-6-설파테이스가 결핍.

이 효소들의 결핍은 신체가 헤파란 황산이라는 특정 복합 탄수화물을 분해하지 못하게 만들며, 이러한 물질이 뇌와 다른 기관에 축적되면서 신경계 퇴화와 신체적 증상을 유발합니다.

2) 축적의 영향

분해되지 않은 글리코사미노글리칸(GAG)은 신체의 여러 부위에 축적되지만, 특히 뇌에서 독성을 유발합니다.

축적된 물질은 신경세포의 기능을 방해하고, 염증 반응을 유발하며, 뇌 조직을 점차적으로 손상시킵니다.

이로 인해 아이들은 행동 문제, 언어 장애, 발달 퇴행 등 다양한 신경학적 증상을 경험하게 됩니다.

 

조용히 진행되는 희귀한 대사 질환-산필리포 증후군(Sanfilippo Syndrome):


3. 증상: 산필리포 증후군이 남기는 흔적

산필리포 증후군은 **'소아 알츠하이머'**라고 불릴 정도로 어린 환자들에게 심각한 정신적, 신체적 퇴행을 일으킵니다. 이 질환의 증상은 초기에는 거의 눈에 띄지 않으며, 아이가 자라면서 점진적으로 나타납니다.

1) 초기 증상: 미묘한 시작

산필리포 증후군의 초기 증상은 대개 2세~6세 사이에 나타납니다.

이 시기에는 발달 지연이나 경미한 행동 문제가 관찰될 수 있습니다.

  • 언어 발달 지연: 또래 아이들보다 말하기 시작이 늦고, 새로운 단어를 배우는 속도가 느립니다.
  • 행동 문제: 과잉행동(Hyperactivity), 충동적 행동, 주의력 결핍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 재발성 감염: 면역 체계 약화로 인해 잦은 감기나 귀 감염을 경험합니다.

2) 진행 단계: 점차 명확해지는 신경학적 문제

6세 이후에는 신경계 퇴행이 가속화되며 증상이 더욱 뚜렷해집니다.

  • 인지 능력 저하: 학습 능력과 기억력이 점차 저하되고, 이미 배운 기술을 잊어버리게 됩니다.
  • 운동 능력 손실: 걷거나 뛰는 것과 같은 기본적인 운동 능력이 감소합니다.
  • 수면 장애: 불면증이나 야간 각성으로 인해 가족들도 큰 어려움을 겪습니다.

3) 말기 증상: 신체적 기능 상실

질병이 말기로 접어들면 환자들은 심각한 신체적, 정신적 기능 상실을 경험합니다.

  • 심각한 운동 장애: 보행이 불가능해지고, 휠체어에 의존하게 됩니다.
  • 전신 약화: 근육 약화와 경련으로 인해 일상생활이 불가능해집니다.
  • 조기 사망: 대부분의 환자들은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 사이에 생을 마감합니다.

4. 진단 및 치료: 희망을 찾기 위한 여정

1) 진단 과정

산필리포 증후군은 희귀 질환이기 때문에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다음과 같은 검사를 통해 확진할 수 있습니다.

  • 임상 증상 관찰: 발달 지연과 행동 문제를 기반으로 초기 의심.
  • 소변 검사: 글리코사미노글리칸(GAG) 농도를 측정하여 축적 여부 확인.
  • 유전자 검사: 돌연변이를 확인하여 하위 유형(A, B, C, D)을 구분.
  • 효소 활성 검사: 혈액 샘플을 분석하여 효소 결핍 정도를 평가.

2) 현재의 치료 방법

산필리포 증후군은 현재로서는 완치가 불가능한 질환입니다.

그러나 증상을 완화하거나 진행 속도를 늦추기 위한 치료법이 연구되고 있습니다.

  • 효소 대체 요법(ERT): 결핍된 효소를 보충하여 축적을 줄이려는 시도가 진행 중입니다. 하지만 뇌혈관 장벽(BBB)을 통과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습니다.
  • 유전자 치료: 돌연변이 유전자를 교정하거나 정상 유전자를 삽입하여 근본적인 치료를 목표로 하는 접근법입니다.
  • 대증 요법: 발작, 불면증, 감염 등을 관리하기 위한 약물과 물리치료가 사용됩니다.

3) 연구와 희망

최근의 연구는 특히 뇌혈관 장벽을 통과할 수 있는 치료법 개발에 집중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기능성 나노입자 기술이나 유전자 교정 기술은 앞으로의 치료 가능성을 열어줄 수 있는 분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