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브리병(Fabry disease)] – 한국에 알려지지 않은 극희귀질환
[파브리병의 서론]
많은 사람들은 병에 걸린다고 하면 감기나 당뇨 같은 흔한 질환을 떠올린다.
하지만 세상에는 이름조차 낯선, 의사들조차 보기 드문 ‘극희귀질환’이라는 영역이 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파브리병(Fabry disease)**이다.
이 질병은 단지 한 사람에게만 영향을 미치는 문제가 아니라, 유전적 특성으로 인해 한 가족 전체가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질환이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아직 이 병에 대한 인식이 거의 없다.
이번 글에서는 국내에서 거의 다뤄지지 않은 파브리병에 대해, 그 정의부터 증상, 진단, 그리고 사회적 이슈까지 깊이 있게 살펴보려고 합니다
1. 파브리병이란?
파브리병(Fabry disease)은 매우 드문 유전성 희귀 질환으로, X염색체에 위치한 GLA 유전자의 돌연변이로 인해 α-갈락토시다제A(Alpha-galactosidase A)라는 효소가 결핍되거나 기능을 상실하게 되며, 이로 인해 특정 당지질인 글로보트리아오실세라마이드(Gb3)가 체내에 분해되지 못한 채 축적되어 다양한 장기 손상을 유발하게 된다.
남성은 X염색체를 하나만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 질병에 더욱 취약하며, 여성은 보인자(carrier)로서 경증이거나 무증상으로 나타날 수도 있으나 중증 증상을 보이는 여성도 드물지 않게 보고된다.
파브리병의 발생 빈도는 매우 낮아 일반적으로 4~8만 명 중 한 명꼴로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으며, 이러한 희소성으로 인해 사회적 인지도와 의료 시스템 내 대응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유년기 또는 청소년기부터 증상이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하는 경우가 많으며, 진단되지 않은 채 수년간 다른 질환으로 오인되며 고통받는 경우도 적지 않다.
특히 이 질병은 전신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단일 진료과에서 정확한 진단을 내리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를 가지고 있다.
2. 파브리병의 주요 증상과 진행 경과
파브리병의 증상은 매우 다양하며, 비특이적인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증상은 다음과 같다.
- 파브리병의 초기 증상은 일상적인 질환과 혼동되기 쉬운 것이 특징이다.
- 손발의 저림과 작열감은 환자에게 있어 흔한 증상이며, 이는 말초신경병증의 일종으로 간주된다.
- 땀이 거의 나지 않거나 전혀 나지 않는 무한증, 반복적인 복부 통증, 복부 팽만, 피로감, 운동 시 호흡곤란, 두통, 청력 감소 등의 다양한 증상들이 나타나지만, 이러한 증상들은 명확한 질환으로 인식되기보다는 일상생활의 불편함으로 받아들여져 병원을 찾는 계기로 이어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 증상이 지속되거나 악화될 경우에는 신장기능 저하, 단백뇨, 심장비대, 부정맥, 심부전, 뇌졸중 등의 중대한 합병증으로 진행될 수 있으며, 실제로 미진단 상태에서 이러한 심각한 합병증이 먼저 나타나면서 뒤늦게 파브리병이 의심되는 경우도 있다.
- 파브리병은 다양한 장기와 신체기관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그 어떤 질병보다 조기 진단이 중요하며, 진단이 늦어질 경우 예후가 급격히 나빠질 수 있다.
- 따라서 환자 본인뿐 아니라 가족 구성원 모두에게 이 질병의 유전성 특성과 증상에 대한 인식이 필요하다.
3. 국내 사례 및 진단의 어려움
대한민국에서는 파브리병 환자의 수가 공식적으로 집계된 바는 적으나, 수십 명 내외로 추정된다.
진단을 받기까지 평균 10년 이상 소요되며, 여러 병원을 전전한 끝에 결국 유전학적 검사를 통해 확진 받는 경우가 많다.
한 30대 남성 환자는 10대 시절부터 원인을 알 수 없는 통증을 겪어왔고, 오랫동안 스트레스성 통증, 섬유근육통, 또는 정신적 문제로 오진받았다.
결국 가족 중 한 명이 같은 증상으로 진단을 받으면서, 그때서야 파브리병이라는 이름을 알게 되었다.
4. 치료 방법과 접근성 문제
현재 파브리병의 치료는 **酵素대체요법(ERT, Enzyme Replacement Therapy)**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 치료는 비용이 매우 높고, 주기적인 정맥주사를 요한다.
한국에서는 일부 치료제가 건강보험 적용을 받지만, 여전히 경제적 부담이 크고, 전문병원 수가 적어 지리적 접근성 문제도 존재한다.
또한 치료 자체가 병의 진행을 완전히 멈추는 것이 아닌, 진행을 늦추는 수준이기 때문에 조기 진단이 핵심이다.
[결론]
파브리병은 단지 희귀하다는 이유로 간과되어서는 안 되는 질병이다.
질병에 대한 인식 부족, 진단의 어려움, 치료 접근성 문제까지 다양한 복합적인 요소가 얽혀 있다.
이제는 ‘그런 병도 있구나’ 수준이 아닌, ‘혹시 내 가족 중에도 있을 수 있다’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한 사람의 검색이, 한 가족의 생명을 바꿀 수 있다.
이 글이 그 시작점이 되길 바란다.
'건강'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베르너 증후군(Werner Syndrome): 조로증의 비밀을 풀다 (0) | 2025.04.09 |
---|---|
필즈 증후군: 가장 희귀한 미스터리 질환 (0) | 2025.04.09 |
스톤맨 증후군: 몸이 돌처럼 굳어가는 희귀 질환 (0) | 2025.04.08 |
소변이 검게 변하는 유전병, 알캅톤뇨증(Alkaptonuria)이란? (0) | 2025.04.08 |
🧠 전 세계 100만 명 중 단 1명, 피브리노겐 결핍증이란 무엇인가? (0) | 2025.04.08 |
쇄골두개이형성증(Claviculocranial Dysplasia) – 유전 질환의 미묘한 흔적과 삶 속 영향 (0) | 2025.04.08 |
헌터증후군(MPS II) : 희귀 유전질환의 복잡성과 삶의 균형을 말하다 (0) | 2025.04.07 |
고셔병(Gaucher disease)의 실체- 희귀 유전질환의 미지의 영역을 파헤치다 (0) | 2025.04.07 |